울타리를 넘어서

사흘 파리에 눈이 내리다!!!

파샤 (pacha) 2018. 2. 7. 06:35

거의 십 년만이지 싶다. 하루 종일 내리는 눈은.

이런 날 꼭 읽고 싶은 시다. 허스키한 이숙의 [눈이 내리네]를 곁들여 들어도 좋겠다.


백석




황동규


눈 내리는 포구


그대 어깨 너머로 눈 내리는

세상을 본다

석회의 흰빛

그려지는 생의 답답함

귀 속에도 가늘게 눈은 내리고

조그만 새 한 마리

소리 없이 날고 있다


포구로 가는 길이 

이제 보이지 않는구나

그 너머 섬들도

자취를 감춘다

꿈처럼 떠다니는 섬들


흰빛으로 사방에 쏟아져

눈 맞는 하늘

자취를 감춘다

그대와 나만이 어깨로

열심히 세상을 가리고


아니 세상을 열고

그대의 어깨를 안는다

섬들보다도 가까운

어떤 음탕하고 싱싱한 공간이

우리 품에 안긴다


18.02.05 

눈 내리는 피라미드 광장. 

공습경보처럼 눈발이 날린다.

낙하선 파편인가?


18.02.07 아폴로 갤러리에서 내려다 본 센강 풍경.

퐁데자르(pont des Arts), 퐁뇌프(pont-neuf), Notre-Dame...

물이 불어 유람선이 끊긴지 오래지만 눈 내린 센강도 한폭의 그림이다.


눈 내리기 전엔 주구장창 매일이다시피 비가 내렸다. 비내리는 퐁데자르. 이때 이미 유람선이 사라졌으니...

2018.01.25


2018.02.09

다시 파리에 눈이 내린다. 눈 내리는 튈르리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