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쏘, 쏘공원, 부르라렌

골치아픈 하루

파샤 (pacha) 2020. 12. 18. 04:12

정부 지원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관계 당국에 문의를 해보려고 인터넷 재정부 사이트를 샅샅이 뒤졌으나 마땅한 연락처를 찾지 못했다. 엇비슷한 전화번호를 찾아내어 전화했더니 당신 세금 사무소에 알아보라는 정보만 달랑 얻어낸 게 전부였다.

아침에 프로구좌 담당 은행직원 파스칼 오리(Pascal Ory)가 전화를 했다. taxe foncière를 낼 돈이 모자란다는 거였다. 294유로가 자영업자 세금인데 프로구좌에 그에 못미치는 잔고가 남았던 모양이다. 그 정도는 될 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오늘 중으로 해결하마고 전화를 끊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지고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그놈의 정부 지원금만 제때 들어왔다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건데. 11월은 커녕 10월도 받지 못했으니... 외환은행으로 송금받은 돈을 Caisse d'Epargne로 수표로 넣을 겸해서 현금을 프로구좌에 넣으려고 부르라렌 지점으로 헐레벌떡 걸어갔다. 수표는 일반구좌에서 현금을 70유로 먼저 찾았다. 그리고는 프로구좌 카드를 집어넣고 잔고 조회를 하려는데 기계 작동이 멈추었다. 두 번 시도. 마찬가지. 잘못된 암호입력이었다. 한 동안 비즈니스 카드를 쓰지 않은 탓인지 암호가 왔다갔다 했다. 결국 세 번째 하려다가 포기했다. 그러다가 카드만 먹혀들어가게 생겼으니...

신경을 곤두세웠더니 당장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 오랜만에 매운 김치를 먹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카드 암호도 가물가물하고 뭔가 정상은 아니었다. 집으로 바로 되돌아왔다. 컴퓨터로 일반구좌에서 프로구좌로 자동이체를 하려고 시도하다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다시 옷을 챙겨입고 지난 번보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걸었다. 비밀번호가 적힌 수첩을 잠바 호주머니에 챙겨갔다. 혹시나 하고...

100유로를 프로구좌에 넣으니까 32,84 플러스가 되었다.

무슨 이유로 지원금이 들어오지 않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받은 구좌를 프로에서 일반구좌로 바꿨다고 그러나? 10월달엔 내가 잘못 기입해서 다시 고쳐 11월 거랑 같은 날 보낸지가 2주째인데...

모노프리에서 그야말로 몇 가지를 골라 사들고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일반구좌가 마누라와 공동구좌여서 그렇나 이런 의심까지 해본다. 집에 와서 일반구좌 내역을 보니까 마누라가 신청한 10월분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는 컴퓨터 앞에 붙어 문의해볼 메일이나 전화 번호를 찾는다고 뒤졌지만 별무소득. 결국 우리 동네 세무소를 가보아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일 당장 가나, 아님 하루만 기다려보고 다음 주 월요일에 가나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