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 박물관 27

조깅에서 산책으로

며칠 만에 쏘공원을 한 바퀴도는 산책을 했다. 어제와 그제는 쏘공원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관계로 쏘시내를 거쳐 공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왼쪽 무릎에 통증이 생겨 당분간 조깅은 포기다. 비가 내린지 오래라 나뭇잎이 오갈들어 지천으로 떨어지고 땅바닥에 먼지가 폴폴 인다. 성당을 지나고 펠리브르 공원을 지나 보도를 걸어가는데 보도를 가로지르는 새카만 장수하늘소를 발견하고 잠시 관찰했다. 내가 멈추니까 녀석도 경계를 하느라 걸음을 멈추었다. 산책만 하였다. 7킬로, 1시간 26분. 피곤해서 오전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오전에 다시 잠에 곯아떨어졌다. 자고 나니 한결 좋아졌지만 속은 나빠졌다. 어제 사서 남은 팽오쇼콜라를 하나 아침으로 먹었을 뿐인데... 한 시쯤 다시 크루아상을 하나 먹었다. 결국 점심으로 네..

오르세 박물관 2020.07.24

신인상주의

신인상주의라는 용어는 펠릭스 페네옹(Félix Fénéon)이 1886년 브뤼셀에서 발행된 잡지 [현대미술(Art moderne)]에서 사용한다. 19세기 중반 회화는 전통적으로 주제에 치중하는 것에서 색이나 터치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어간다. 슈브뢸(Eugène Chevreul)의 "동시대비의 원칙"(1839)과 샤를 앙리(Charles Henry)의 "감정의 벡터 이론"([과학적 미학 입문], 1885), 19세기 말의 실증주의 등에 근거하여 망막에 미치는 빛의 효과를 그림에 적용시켜 관람자가 그림을 완성하게 만든다. 인상주의자들이 이미 사용한 톤을 체계적으로 분할하는 원리를 과학적 이론에 바탕하여 더욱 극단적으로 밀고 나간다. "빛을 밝은 점들로 분해하는 원리에 따른 분할 터치"를 통해 화면을 ..

오르세 박물관 2016.03.30

세잔(Paul Cezanne:1839-1906)

세잔은 기하학적인 공간 분할과 색채로 구축된 사물의 본질을 재현하려고 한 고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듯 하면서도 진정한 현대적인 화가다. 프랑스 화가 가운데 길 이름에 가장 많이 들어간 인물이 바로 세잔이다. 세잔은 "모든 사물은 원기둥, 원구, 원뿔로 환원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세잔은 평생 색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화합을 추구한다. 이리하여 화폭의 평면과 깊이감이 양립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 결과 "면의 분할"을 통해 "깊이감"을 표현하려고 애쓴다. 세잔은 "자연에 버금가는 전체적인 조화"를 추구한 결과 어떤 요소도 어둠 속에 두지 않고 주변부 혹은 부차적인 부분을 없앤다. 일반적인 이야기이지만 필치가 뛰어난 그림들은 멀리 떨어질 수록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바로 세잔의 그림이 ..

오르세 박물관 2016.02.15

모네(Claude Monet:1840-1926)

모네의 작품을 감상할 때는 우선 멀리서 보고 가까이 다가 서 보라. 화폭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물감튜브를 찍어 바른 거친 기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뒤로 물러 서면 빛과 색이 어울어진 근사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수시로 변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빨리 그릴 수밖에 없고 빠르고 거친 터치를 쓸 수밖에 없다. 형태의 해체, 색의 우위, 터치의 몸짓, 초점 없는 구성, 관람자를 감싸는 큰 화폭 등이 추상으로 가는 길을 여는 혁신적인 점들이다. 1950년대에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조안 미첼 Joan Mitchell, 샘 프란시스 Sam Francis)한테 큰 영향을 끼친다. 초기 작품 [풀밭 위의 식사]에서 처럼 인물이 위주였다가 풍경에 등장하는 인물은 점점 인물의 가치를 잃으면서 ..

오르세 박물관 201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