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쏘, 쏘공원, 부르라렌

드뎌 코로나에 걸리다

파샤 (pacha) 2022. 6. 14. 03:33

감기 몸살일 줄 알았는데 결국 코로나였다.

모파상식으로 말하자면 코로나에 걸렸으니 이제 더 이상 코로나에 걸릴 걱정은 안해도 된다. 누구나 다 걸리는 감기가 아니고 그 유명한 코로나에 걸렸다.

그런데다 증세가 미미해진 시점인데도 양성이 나왔다. 지금까지 요리조리 참 잘 비껴다녔는데... 결국 올 게 왔다.

토요일에 만나 저녁을 같이 한 한국에서 온 두 손님이 우선 걱정.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다행 마누라 옆에서 식사한 분은 음성이 나왔단다! 한 짐은 덜었다. 난 그래도 증세가 나타난 지 제법 지난 시점이어서 전파력은 세지 않았으리라.

 

내일 오후 오르세와 수요일 오전 오후 루브르를 동료한테 다 떠넘겼다. 수요일에 다시 검사하면 괜찮겠지.

첫 증세가 나타난 것은 지난 주 월요일. 보슬이가 나가서 창문을 열어 두고 내쳐잤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에 이상이 생겼다. 일교차가 10도를 웃도는 때라 감기 몸살 증세라고 여겼다. 가장 심한 날은 손님 초대한 화요일 저녁이었다. 특히 오한이 생기고 무릎 관절 부위가 조금 시큼했다. 그러고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일했는데... 게다가 목요일은 오전 오후로 강행군. 나랑 같이 투어한 손님이 옮았다면 도의적 책임을 면할 길 없다. 죄송하다는 말만 전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나간 사건이라 수습할 수 없으니...

간간이 발작적인 기침이 나오고 경미한 두통이 생기긴 했지만 아주 심하지 않았다. 화요일 저녁부터 응급 감기약 세 번 먹고 그 뒤 돌리프란을 세 알 먹었다.

 

마누라가 심해 결국 오늘 부르라렌 약국에 가서 검사했는데 양성. 카나다 여행 갔다 어제 온 아들은 음성. 나도 양성. 검사 요원 왈, 아주 약한 단계라고 했다. 내일 다시 검사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했더니 내일은 마찬가지 결과일 테니 2-3일 뒤 오라고 했다. 어쨌든 음성 판정을 받은 다음 외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격리.

오늘 오전부터는 설사기가 생겨 화장실을 지금까지 몇 번 갔는 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새로운 증세다. 두통도 사라졌다 싶으면 다시 도진다. 꼭 백신 맞은 후유증처럼 감기 증세가 싶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저녁 세 알째 돌리프란을 먹었다. 그래도 기침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없어진 냄새 감각도 다시 생기는 듯하다.

 

검사하러 갈 때 증상 나타난 지 8일째라 내심 지나갔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양성이 나와 속 상했다. 이 정도 기간이라면 끝났을 법도 한데... 그 놈의 오미크론인지 오마크롱인지! 어제 프랑스 국회의원 선거에서 좌파 연합이 선전을 해서 기분이 무척 좋았는데 코로나 양성을 받고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그래 백신 후유증이라고 치자... 강제 휴식도 휴식이니... 쉬자!

돈보다 건강이 우선이니...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하는데.

백신보다 더 센 항체가 생긴다니 꼭 나쁠 거야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