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쏘, 쏘공원, 부르라렌

배앓이를 계속하다

파샤 (pacha) 2021. 4. 4. 02:24

오늘은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배가 계속해서 아팠다. 급기야 오후에 스멕타를 한 봉지 타먹었더니 좀 가라앉는 느낌이다. 조깅은 커녕 산책도 나가지 못했다.

해가 쨍쨍한 날씨지만 기온은 최고가 12도로 떨어졌다.

 

"테르니와 클레망스 베르네"를 다 읽었다. 자신의 재산이나 권위를 위해서 딸 둘을 수녀원에 강제로 보내고 첫째 딸은 원하지 않는 신랑감과 강제 결혼 시킨 베르네 씨의 아들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테르니가 수녀원과 아버지의 압제에서 구출하는 드라마틱한 결말은 스탕달한테 많은 영감을 주었지 싶다. 아들과 맏딸도 죽은 다음 셋째인 클레망스를 강제로 수녀가 되게 하고 자신 만큼 음흉한 막내딸을 후계자로 삼은 베르네 씨의 계획은 영웅적인 테르니의 수녀원 점거로 수포로 돌아간다. 베르네 씨는 수녀원에서 데려온 클레망스를 하녀처럼 학대하고 자신이 정한 형편없는 남자와 결혼을 거부하자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수녀가 되게 만든다. 수녀원 접수계의 수녀와 수녀의 오빠가 클레망스의 파발꾼이 되어 런던에 있는 테르니한테 극적으로 연락하여 서원식 전날 파리에 도착한다. 수녀가 되는 서원식하는 정오에 뤼트리(Lutry) 공작의 전격적인 후원에 힘입어 서원식이 결혼식으로 바뀐다.

 

테르니가 자신의 하인인 고티의 이름으로 수신인이 마농 뒤피로 편지를 보내는 통해 마농과 데로네의 사이가 틀어졌다. 그 오해가 바로 테르니의 이야기에서 밝혀진다. 수녀원에 있는 클레망스한테 발신인을 감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동원한 것이었는데 마농한테 불똥이 튄 결과를 가져왔다. 마농은 클레망스와 같은 수녀원에 머문 친구 사이여서 앞 이야기의 안젤리크와 마찬가지로 클레망스한테도 중매인처럼 해결사 노릇을 한다. 안젤리크는 마농의 어머니의 하녀였다가 마농 어머니 "뒤피 양 Mademoiselle Dupuis"(남편 뒤피 영감은 무사 귀족인 자신보다 신분이 낫다고 여겨 자신의 부인을 절대 마담이라 칭하지 않고 마드무아젤로 부른다.) 죽은 다음 콜로니 공주(princesse Cologny) 저택의 하녀로 들어간다. 법복 귀족 집안의 콩타민과 송사가 걸린 부지(Vougy)를 동반하여 콩타민 집을 드나들다가 콩타민과 사랑에 빠진다. 부지 양 역시 마농과 친구 사이로 얽혀 있어 안젤리크가 위험에 빠졌을 때 콜로니 공주의 생각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덕의 화신 안젤리크가 너무 화려하게 차려입고 생제르맹의 거울 가게에서 콜로니 공주를 마주친다. 가난한 하녀 출신의 안젤리크의 화려한 변신에 의구심을 품은 콜로니 공주는 안젤리크가 결혼하지 않은 처녀 상태라고 하자 비천한 짓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단정지으면서 오해가 불거진다. 뛰어난 미모와 함께 변치않는 미덕을 갖춘 안젤리크는 엄청난 신분 차를 극복하고 법복 귀족의 외아들 콩타민과 결혼에 성공한다. 콩타민 부인이 된 안젤리크는 [유명한 프랑스 여인들]에서 미덕의 전도사로서 이야기 주인공들 사이에 모랄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결혼을 약속한 콩타민과 혼자 대면하지 않게 집주인의 두 딸을 항상 곁에 두는가 하면 결혼 직전에는 콜로니 공주 집에서 생활하며 결혼 전에 순결을 끝까지 지킨다.

 

잠시 한눈을 팔면 정치한 단서를 놓치기 일쑤다. 정말 샬은 어떻게 이렇게 복잡한 줄거리를 촘촘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짜는지 머리가 조아려질 뿐이다. 오해와 갈등, 반전과 화해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천사 같은 인물인 안젤리크와 순수한 실비는 네르발이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