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라자르역 주변에 있는 치과센터에 가서 잔센 백신을 맞았다. 이곳은 잔센과 아스트라제네카만 취급하였다. 도착해서 이름, 생년월일, 의료보험번호를 적는 서류를 받았다. 잠시 기다리니 이름을 불러 3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거기서 주사를 맞는 줄로 생각했다. 아니었다. 접수대에 가려는 사람들이 열 명은 족히 기다리는 중이었다. 연령대가 55세 이상이라 다들 늙수구레한 얼굴들이었다. 오히려 내가 젊은 축에 속하는 기분이었다. 뭣도 모르고 있다가 줄을 섰다. 작성한 서류를 디밀고 의료보험카드를 접속시켰다. 우편번호와 전화번호로 신원을 확인했다. 다시 이름을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이미 약속 시간인 15시가 지난 시점이었다. 도착한 게 14:30분쯤이었는데... 얼마를 기다렸을까,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다시 이름을 부르더니 5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정말 거기서 바로 주사를 놓을 줄 알았다. 웬걸, 다시 접수대에 접수를 시켰더니 내가 작성한 서류에다 의사 이름이 적힌 딱지를 붙여주고는 담당 의사 진료실쪽을 알려주었다. 다시 하염없이 기다렸다. 이번에는 지난 번보다 훨씬 오래 기다렸다. 그래도 차례는 왔다. 아무 이상 없다는 걸 확인하고 간단하게 의사가 48시간 정도 열나고 통증이 있을 테니까 심하면 돌리프란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 주사도 맞기 전에 접종 증명서를 주면서 잘 보관하라고 그리고 안티코비드에 스캔해서 넣으라고 일러주었다. 다시 접수대 옆 복도로 가서 서서 기다렸다. 3층에서 5층으로 올라올 때는 앉을 자리가 있어서 앉아 기다렸지만 5층에서는 줄곧 서서 기다렸다. 다행 오래 기다리지 않아 간호사가 나타났다. 참 오랜 만에 백신을 맞았다. 기억이 까마득하다. 고등학교 때가 마지막이었나?... 낸가 오랜만에 맞는다니까 간호사 왈 10면 마다 맞아야 하는 백신이 몇 있다고 맞아야 한다고 했다. 백신을 맞고는 1층으로 내려가 10분 정도 기다리라고 간호사가 말했다. 혹 이상이 생기나 알아보려고 그러는 모양이었다. 계단으로 걸어서 내려갔다. 처음 접수하던 곳으로 가니 빈 의자가 있어 십여분을 기다렸다 16:08되면서 직원한테 말했더니 가도 된다고 했다. 화장실을 들러고 그곳을 나섰다.
올 때는 레알에서 1번으로 갈아타고 샹젤리제 클레망소에서 13번으로 다시 갈아타고 리에주역에 내렸다. 물론 가장 가까운 역임에는 맞지만 두 번 갈아타는 번거러움이 있었다. 생라자르로 걸어가서 14번을 타고 피라미드로 갈 생각을 했다. 칫과센터는 십여 년 전에 사랑니를 뽑을까하고 한번 들렀던 곳이다. 생라자르역이 가까웠다. 피라미드에 내려 에이스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으로 향했다. 부르라렌역에 내렸을 때 비가 한두 방울 떨어졌다. 알레도뇌를 지나는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다행 사백 미터쯤만 가면 되니 비가 내려도 괜찮을 듯했다. 빗줄기가 더 이상 세어지지는 않아 맞고 걸을만 했다. 돌아와서 새걸로 끼고 나갔던 마스크를 휴지통에 쑤셔넣었다.
장본 걸 정리하고 음료수를 마시고는 백신 패스를 바로 안티코비드 앱에다 스캔해넣었다. 중세 페스트 때 필수품이던 건강증명서를 21세에도 들고 다녀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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