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성에서 가장 유명한 건 과연 무엇일까? 늘 하는 말이지만 누렇다고 다 금은 아니다.
한쪽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효과를 최대한 살린 공간 배치가 거울의 방이다. 창은 햇빛을 받아들이고 거울은 그 빛을 반사하여 다시 창을 타고 바깥의 물 위로 던져 보낸다.
집주인 루이14세는 샹들리에나 거울 제작을 위해 무라노섬으로 스파이를 파견해 비법을 캐내고, 십자형의 대운하를 완성한 다음에는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기사까지 초빙했다고 한다.
너무나 화려한 거울의 방. 르브랭이 그린 천장화도 한번 볼 것. 갈 길이 너무나도 바쁜 그대 눈으로라도 무한대의 공간으로 펼쳐지는 정원과 대운하쪽을 꼭 감상하시라. 아마 정원이래야 고작 거울의 방 앞 정원으로 나가 음 정말 멋있군 하며 사진 한방으로 끝날 테니까.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꼬마열차나 탈것을 빌려 타고 정원 구경을 권하고 싶어요. 이 집 주인장(루이14세)도 자기 집보다 정원에 더 자부심을 보였다는데, 정원 한번 제대로 둘러보고 가지 그러세요. 대운하를 보면서 오른쪽을 집중탐구하면 그랑 트리아농, 프티 트리아농, 아모가 숨어 있어요. 시골 마을(hameau) 울 바깥엔 양떼들이 풀을 뜯고 말들도 볼 수 있지요. 참 안타깝습니다. 대운하에서 보트도 타고 대여 자전거를 타고 산책도 하고, 지치면 대운하가 시작되는 한켠에 자리잡은 [작은 베네치아 La Petite Venise]에서 음료라고 한잔 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럴려면 하루 종일 머물러야 하는데... 그 놈의 시간이 문제에요.
루이15세의 장자(Louis, dophin de France)의 부인 세자비(Marie-Josèphe de Saxe : 루이16세, 루이18세, 샤를10세의 어머니)의 침실, 이 사진을 비롯 다음의 두 사진의 현장은 1층에 있다. 이런 실내라면 난로 안 피워도 춥지 않을 듯. 폴란드풍 침대라 부른다. 세자비는 바로 폴란드왕 오귀스트3세의 딸.
작은 파이프 오르간
문장
라톤 분수, 제우스의 저주를 받아 마을 사람들이 개구리로 바뀌는 중. 그러니 함부로 입을 놀려서는 안될 일. 멀어질수록 성은 더욱 우뚝 솟아오른다. 계단식으로 만든 이유가 다 있다.
라톤 분수와 대운하. 쌍둥이 엄마가 낀 두 아이는 다이아나와 아폴론. 이런 분수 시설들은 루이14세 시절의 장치 그 대로다.
베르사유 정원에 가을이 한창이다. 네르발이라는 작가는 사냥꾼이 아니면 가을 숲의 아름다움을 잘 모를 거라고 했다.
초록융단과 대운하. 대운하 앞에는 태양의 수레를 끄는 아폴로신. 지평선 저 너머에는 과연 뭐가 있을까.
겨울철에 열대식물을 보관하는 창고라는 뜻의 오랑주리 앞 화단은 그야말로 천국의 정원 모습으로 꾸며 놓았다.
오랑주리 화단. 정원 설계도 이 정도면 훌쩍 예술의 경지에 오른 느낌이 들지 않는가.
왕비의 아파트 앞 화단, 봄 여름엔 꽃을 심는다. 지금은 늦가을 꽃은 한풀 꺾인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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