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를 넘어서

점심 해결하기3 - 만국식당

파샤 (pacha) 2014. 3. 13. 13:25

또 어떤 때는 루브르 지하에 있는 만국식당 가운데 프랑스식을 먹는다. 말이 세계의 요리 식당이지 맛이나 질 신선도는 세계 최악이다. 그래도 혼자 먹어야 할 때면 옆집 양키 패스트푸드보다 낫겠거니 판단하면 이쪽으로 발길이 쏠린다. 게다가 한 걸음이라도 아끼자는 생각이 앞설 때면 만국식당으로 들어간다. 그게 그거지만. 일찍 가면 남은 음식이, 늦게 가면 인기 요리가 다 떨어져 아무 거나 고른다. 


아주 시간이 급할 때면 이탈리아 식당에서 피자를 먹는다. 정말 가끔 에스파냐 식당에서 파엘라를 먹을 때도 있다. 그래도 가장 자주 찾는 곳은 프랑스 식당이다.


오늘도 훈제 햄요리를 먹을까하고 갔다가 구운 껍질만 남아 있는 걸 보고 부르기뇽을 먹나 순대 쏘세지를 아니면 닭다리를 먹나하고 잠시 망설인다. 결국 바싹 말라 붙은 닭다리를 택한다. 향내나는 풀을 섞어 고들고들한 술밥 같은 밥과 꿀꿀이죽 같은 야채 잡탕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