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를 넘어서

점심 해결하기1 - 맥도날드

파샤 (pacha) 2014. 3. 13. 12:30

웰 컴투 막도


이럴 때는 막도에서

혼자 먹는다

레디메이드 패스트푸드를

옆구리터진 김밥처럼 내용물이

비죽비죽 흘러내리고

양념친 마약 소스가 입가에

성애 같이 덜러붙는다

아무리 조심해도 밖으로 새는 야채를

막을 길 없다

손으로 움켜쥐고 먹으나

휴지로 돌돌 말아 먹으나

누수를 막을 순 없다

코카를 피해 에비앙을 마셔도

M을 피할 길 없듯이

오만 잡고기를 갈아만든 햄버거

기름에 달달 볶은 감자튀김을 먹고나면

노랗고 빨갛게 되새김으로 올라온다

웰컴투 막도

오늘도 양키식을 혼자 씹는다

양키식은 내 친한 친구의 이름

카추사로 군복무를 하면서

기식이 키식이 되고 말았다

단 한번 의정부로 기식을

위문 간 적이 있다

부대 앞에서 헌병한테 꺼져버려 하는

양키말 욕만 얻어먹었다

국문학 전공인 기식은 양키들과 지내더니

미국말을 잘해 키식이 되었다

레디메이드 공장제품을 먹으며

경제위기를 떠올린다

공장의 굴뚝들이 줄줄이 쓰러져도

막도의 깃발은 죽순돗듯 세워진다

기식을 양키 용병이라고 놀리던

나는 오늘도 이렇게

혼자 햄버거와 포테이토를

구더기로 꾸역꾸역 게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