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쏘, 쏘공원, 부르라렌

미용실 다녀오다

파샤 (pacha) 2020. 9. 25. 21:17

세 달 넘게 버티다가 두발 정리를 했다.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머리숱은 줄어들고 흰머리 비율은 눈에 띄게 높아진다. 미용실 바닥에 떨어지는 머리 뭉치를 보면서 세월을 실감한다. 흰머리가 삼분의 일은 되보인다. 하얀 눈썹까지 점점 늘어난다. 나뭇잎들이 나무에 달려 있을 때는 그렇게 많은 줄 모르다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저렇게 많았나를 알아차릴 때가 많다.

젊을 때 가위에 바리깡에 밀려 떨어진 내 머리숱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할매가 머리 텁수록한 놈이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성질낸다고 하던 말이 떠오른다. 서른이 되면서 빠지기 시작한 머리카락은 이제 이마와 정수리는 고속도로가 되버렸다.

 

그래도 한 번 나간 김에 여러 가지를 처리하고 돌아왔다. 부르라렌역에서 파리행 표 열 장을 구입했다. 미용실을 나와 한국식품점으로 걸어가는 길에 중국식품점 Tang Frères에 들러 브라질산 마를 한 뿌리 사들고 나왔다. 작은 걸 골랐는데데도 크기가 엄청나다. 1,65킬로. 탕프레르에 들어갈 무렵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가게를 나와 잠시 빗줄기가 약해지기를 기다렸다. 톨비악(Tobiac)역 근처에 새로 문연 한국시품점 장을 보고 역에 거의 붙어 있는 24시간 영업하는 약국에 들렀다.

'마로니에, 쏘, 쏘공원, 부르라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콜로나의 [폴리피리의 꿈]을 읽다.  (0) 2020.09.29
날씨가 나빠졌다  (0) 2020.09.28
산책 중 만난 폭우  (0) 2020.09.25
마늘을 까다  (0) 2020.09.24
별로 한 게 없다  (0) 202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