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쏘, 쏘공원, 부르라렌

청소로 마음을 다잡다

파샤 (pacha) 2020. 11. 3. 22:24

며칠 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제 정신을 차려야 해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되찾으려고 애썼다. 우선 세수를 하고 나서 보슬이가 나간 김에 청소를 감행했다. 녀석은 청소기를 가지러 가는 사이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 청소기 소리에 놀라 다시 좇겨 창밖으로 나갔다. 청소한 지 11일째였다. 청소를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개운해졌다.

 

새벽 3시 좀 지나 깨버렸다. 삼성화재배 결승 2국을 세 시 반부터 보기 시작해 끝날 때까지 유튜브 실시간 중계를 보았다. 허무하게 신진서가 반집패 당해 우승은 물건너 갔다. 거의 마지막에 승기를 잡았는데 느슨하게 방어하다 허를 찔린 것.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참 무엇보다 중요하다. 커제도 유리한 바둑을 실수하여 중후반에 역전 당했는데 신진서는 막바지 끝내기 단계를 잘 넘기지 못하고 유리한 바둑을 지게 되었다. 어제는 마우스 사단, 오늘은 완착... 운이 안 따라준다. 근데 바둑TV나 다른 유튜브 방송하는 해설자들은 우리 나라 선수들을 너무 편파적으로 응원하는 나머지 공정한 해설 멘트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다 알지만 공개 방송에서 지나치게 쇼뱅적인 행위다. 참 한국기원에서 자신들의 잘못으로 어제 경기에서 마우스 미스가 났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 없는 대회 준비를 하나. 우승 상금 3억이 걸린 중요한 게임인데.

 

오늘은 반은 뛰고 반은 걸었다. 샤토가 정면으로 보이는 데를 살짝 지나 다시 운하 방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다시 정원쪽으로 올라가 정원을 가로 지르고 늘 타는 순환로를 따라 뛰었다. 이번에는 완전 샤토 정면에서 샤토쪽으로 코스를 잡아 오랑주리를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웬걸 오늘은 7킬로가 넘는 거리를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