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너스는?

파샤 (pacha) 2012. 12. 4. 17:24

여러 자세의 비너스상을 볼 수 있지만 아래의 비너스는 어떤가? 고대 그리스 시절에 제작된 청동으로 된 원형은 사라지고, 그 뒤 주로 고대 로마 시절에 대리석으로 조각한 유명한 형태의 조각을 볼 수 있는 카리아티드 전시실은 흥미로운 조각이 많다. 남녀를 한 몸에 지닌 헤르마프로디트(Hermaphrodite), 음탕한 사티로스, 피리를 너무 잘 불어 아폴로한테 복수당한 껍질 벗겨진 마르시아스, 몸통이 아직 말의 형상을 띤 켄타우루스, 사냥과 달의 여신 다이아나,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 샌달을 고쳐 신는 헤르메스, 힘이 역발산이던 헤라클레스, 미의 삼여신, 비너스.... 여러 모습의 비너스가 전시되어 있다. 두손으로 중요 부위를 가리는 자태, 웅크리고 겨드랑이 들어올려 때미는 자세, 윗통을 잃어버려도 허리 춤의 치마를 움켜진 모습, 바다의 거품에서 나와 머리에 물기를 삐치는 전신상...


아들은 엄마 등뒤에 왼손만 찜해 두고 놀러갔다. 


엄마는 웅크리고 목욕하는 모양이다.


풍만함과 다산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정말 멋진 몸매다.


부분 또는 파편의 미학은 대개 19세기 낭만주의에 들어와서 생겨난 개념이다. 일부가 떨어져 나가거나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도 작품으로 본다. 이런 측면에서 18세기 말에 유행한 폐허의 미학도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웅크린 비너스 혹은 비엔나의 비너스], 기원후 1-2세기경 제작, 기원전 250년경의 [웅크린 비너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프랑스의 이제르(Isere) 지방의 생로맹 앙갈(Saint-Romain en Gal)의 '거울 궁전'의 폐허에서 발견됨.


매혹적인 아랫도리만 보여주는 또 다른 비너스. 아랫도리만 따로 떨어진 것은 원래 제작술이 그래서이다. 사람을 조각할 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고 가운데 구멍을 뚫어 쇠를 심어 연결한다. 왼손으로 옷자락을 쥐어 흘러내리지 않게 한다. 배꼽과 다리의 묘사가 일품이다. 

기원전 2세기쯤 제작된 [시라쿠자의 아프로디테]를 모방한 기원후 2세기 무렵의 복사품. 레바논의 트리폴리 근처 바다에서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