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 가는 길에 샌드위치를 사려고 파리시청역에 내렸다.
1871년 세 달간 지속된 파리 코뮌(Paris commune) 당시 불타 없어진 르네상스식 파리시청은 또 다시 르네상스풍으로 1882년에 재건된다.
시청 앞 광장에 행사가 없으니까 뭔가 좀 허전하다. 얼마 있으면 스케이트장이 들어설테다. 의식하지 못하는 새 크리스마스는 성큼 가까워졌다.
파리 시는 우리가 지킨다. 지붕위의 민병대를 보라. 역대 파리 시장님들은 2층 창문 사이에 점잖게 서 있다. 센강 쪽으로는 백년전쟁 기간 중인 1354-1358에 걸쳐 파리 시장을 지낸 에티엔 마르셀(Etienne Marcel)의 동상이 서 있다. 왕의 권위에 도전하여 파리 자치를 주장한 에티엔 마르셀은 결국 살해당한다. 불행히도 시대를 앞질러 너무 이상적인 정책을 추구한 인물들은 다 불행하게 생을 마감하는 수가 많다.
여름엔 모래사장, 겨울에는 빙판으로 바뀌는 시청 앞 광장, 중세 때부터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자들이 모여들어서 자갈광장(place de la grève)이란 뜻이 파업(grève)이라는 말로 전이된 바로 그 장소. 이 곳이 옛날에 공개처형 장소였다는 사실도 기억할 만하다.
멋진 가로등 뒤로 일부가 드러난 가정용품 전문 백화점 BHV (Bazar de l'Hotel de Ville). 최근에 Marais라는 명칭이 덧붙여졌다.
시청 앞 광장의 회전목마와 계산대, 가운데 먼쪽을 보면 노틀담 성당이 가까이 보인다. 연말연초엔 공짜다. 몽마르트 언덕 기슭, 트로카데로 광장에서도 회전목마를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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