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 만한 프랑스 지방

루아르 고성 - 샹보르

파샤 (pacha) 2014. 4. 30. 07:58

프랑수아1세가 왕궁으로 쓰려고 지은 샹보르는 왕궁으로 쓰이지는 않았다. 설계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간여했으라는 설이 무성하다. 계단(77개)과 지붕의 미학을 얘기하려면 샹보르를 보아야한다.


멀리서 숲 사이로 언뜻 드러나는 샹보르는 허공에 솟은 [천일야화]의 이야기 같은 꿈에나 나올 법하다. 그리스 십자가의 중앙집중형 구조로 설계된 샹보르는 건축적으로 신기에 가깝다. 무엇보다 압권은 지붕 위로 디민 굴뚝들(282개)이 허공에 뜬 천상의 도시를 떠올리게한다. 루아르지방의 흰 석회석의 본체와 검푸른 지붕이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성 전체는 한 점의 우아한 조각품을 보는 듯하다.


북쪽 정면쪽에서 보면 중앙부와 갤러리로 연결되어 왼쪽에 부속성당이 오른쪽에 프랑수아1세 숙소가 배치된다. 이 두 부분은 앙리2세를 거쳐 루이14세 때 완공된다.


왕궁으로 지은 프랑수아1세는 32년의 통치기간 중 두 달 보름 정도만 이 성에 머문다. 루이14세의 삼촌인 가스통 도를레앙은 1634-1660에 걸쳐 블루아와 샹보르에 번갈아가며 머문다. 루이14세는 1660-1685년 사이에 아홉 차례나 체류한다. 몰리에르는 루이14세 앞에서 1670년에 [부르주아 장티옴]을 초연한다. 루이15세는 자신의 장인인 스타니슬라스 레진스키한테 이 성을 하사한다 (1725-1733)1745년 삭스 원수는 루이15세로부터 샹보르를 영지로 받고 1750년에 샹보르에서 죽는다. 1809년에 나폴레옹은 베르티에 원수한테 이 성을 선물로 준다. 마지막 성주는 샤를10세의 손자로 제2제정이 막을 내리고 공화국이 자리잡을 1871년에 왕정복고를 꿈꾼 샹보르 백작(1821-1883)으로 그는 샹보르에 고작 사흘을 머문다. 1930년에 국가가 샹보르 후손한테 샹보르를 사들인다.


아파트가 426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공간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난방이었다. 이중나선형 계단을 나와 이층에 배치된 엄청나게 넓은 방을 보라. 벽난로나 벽걸이 양탄자로만은 추운 날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힘들었다. 12년 정도 거주용으로 쓰인 18세기에 들어와 실내가 편리하게 개조된다. 북쪽에 위치한 의전용 아파트는 루이14세에 와서 궁정의 에티켓에 걸맞게 개조한다. 현관을 없애 베르사유처럼 아파트가 연결되게 만든다. 특히 서쪽에 배치된 18세기 아파트들은 18세기 들어와 칸막이를 하여 좀더 작게 만든다. 천장을 낮춰 침실을 만들고 16세기 적 거대한 벽난로도 적당한 규모로 줄인다.


르네상스식 건축의 창문은 유리창에 격자를 두른 게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은 천장 처리술이다. 서까래가 나오게 하거나 돌로 조각한 천장이다. 창문틀 위의 장식을 보면 고딕양식보다 훨씬 더 요란하다.









유명한 이중나선형 중앙계단. 두 사람이 양쪽에서 동시에 출발하면 열린 틈으로 서로 알아볼 수는 있지만 절대 서로 마주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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