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에서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길섶에서 만난 쇠비름. 어릴 때 잎을 따버리고 연한 줄기로 코걸이와 귀걸이로 삼던 풀. 아무도 터를 잡지 않는 척박한 땅에 더욱 잘 자란다. 그래서인지 경쟁자가 별로 없다. 불타는 땡볕에도 아랑곳 없다. 한 두 방울 뿌려준 빗자국을 잘 빨아들여 모질게도 잘 자란다. 땅에 딱 달라붙어 수분 증발을 막자는 건지 옆으로 퍼져 자란다.
우리 아파트와 앞 동 사이의 정원에 자란 질경이. 밟아주어야 더욱 더 모질게 자란다.
알레 도뇌르(allée d'honneur : 쏘성으로 들어가는 정문앞 길) 길섶 정원에 터를 잡은 질경이는 씨까지 만들며 우아한 자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