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과도한 매스컴을 타서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연금문제로 12월 5일부터 시작된 대중교통 파업으로 자꾸 뒤로 미루다가 막판에 와서 둘러보게 되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글쎄 기대한 만큼 감동은 없었다. 엘그레코 작품 세계가 매력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인지는 모르겠다.
"빨리 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빨리 그린다는 게 흠은 아니다. 그렇지만 다작일 때 엇비슷한 틀로 연작처럼 나올 가능성이 많다.
[니뇨 데 구에바라Nino de Guevara 추기경의 초상], 1600무렵,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가혹한 종교재판관 답게 엄격하기 그지없는 추기경의 아이콘화된 초상으로 바로 뒤에 나오는 벨라스케스는 물론 현대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한테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성마르탱과 거지], 1597-1599,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길쭉한 인물상에 드라마틱한 하늘 배경 그리고 그가 활약한 에스파냐의 톨레도가 현실 배경으로 등장한다. 거지한테 초록색 옷을 넘겨주면 성인은 벌거숭이가 되나?
[성베드로와 성바울], 1600-1605,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국립미술관
두 성인의 옷 색깔을 보면 엘그레코가 베네치아 화가들의 영향을 받은 게 잘 드러난다.
[잉걸불을 지피는 소년], 1569-1570, 마드리드, Collection Colomer
베네치아 시절의 작품으로 명암의 대비는 카라바조풍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 엘그레코가 카라바조한테 영향을 미친 것일까?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1584무렵, 미국 매사추세츠
어두운 구름이 지나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환영을 보는 듯한 눈묘사가 인상적이다.
[성가족]
[화가의 아들 Jorge Manuel Theotokopuli], 1603, 세비야, 세비야 미술관
[성요한의 환영], 1608-1614,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224,8*199,4
피카소 작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그림. 아래 피카소의 [카사헤마스의 매장]을 보라. 화면 구성이며 주제까지도 거의 빼닥 박았다.
화면구성은 평면적인데 같은 색조의 농담 차이로 부피감이 드러난다. 이런 측면 분명 19세기 후반 화가들이 영향을 받는다. 같은 화면에 여러 장면이 나란히 놓이는 점은 중세 종교화의 서사를 떠올리게 한다.
피카소, [카사헤마스의 매장], 1901, 파리, 파리시립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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