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루브르 들어가기 전

파샤 (pacha) 2012. 3. 30. 02:40

루브르의 정문. 양쪽으로 진행 중인 전시회 광고가 걸려 있다.

 

중앙홀. 여기에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면 여기 다 모인다. 세련된 계단을 한번 보라. 계단 또아리 안쪽이 노약자를 위한 승강기이다. 주황색 조끼 걸친 이가 서 있는 뒤쪽.

 

특별 전시를 보려면 올 6월 25일까지 와야한다. 물론 전시가 끝나면 이 작품은 제자리인 이탈리아 회화관인 그랑드 갈르리로 되돌아 갈 터이다.

 

2년간 대수술을 마치고 새얼굴로 나타난 다빈치의 [성안나, 성모마리아, 아기 예수]. 다빈치는 1501년에 시작해서 1519년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그렸지만 미완성으로 남긴다. 준비 데생을 보면 인물 구성이 몇 번 바뀐 걸 알 수 있다. 세례자 요한이 들어간 데생의 경우 인물들을 수평으로 나란히 배치하여 구성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최종 판은 삼위일체를 형태적으로 잘 구현한 역동적인 구성을 택하였다. 안나의 머리에서 마리아의 왼팔 이어서 예수의 왼팔로 이어지는 대각선이 할머니, 어머니, 손자의 계보를 그린다. 양의 귀를 잡고 노는 어린 예수가 넘어질까봐 걱정하는 마리아는 그쪽으로 쏠리는데 깨어질듯 말듯한 균형을 안나가 잡아준다. 후경의 처리는 마치 미완성 기법을 쓴 것처럼 흐릿하게 처리된다. 앞쪽의 인물들은 그리도 정교하게 묘사하는 반면 뒷배경은 마치 동양 산수화의 여백이기라도 한듯 의도적으로 그리다 만 것처럼 그린다. 

 

흥미로운 점 가운데 하나는 빛의 원천이다. 안나한테 가는 빛, 마리아한테로 쏠리는 빛, 예수를 비추는 빛의 원천은 제각기 다르다. 세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지 않고 엇갈리는 점 또한 묘하다. 더욱이 어머니보다 할머니가 더 젊다.

안나와 마리아는 둘째 발가락이 서로 닮았다. 레오나르도는 곱슬머리 남자를 좋아한다.

 

다빈치가 그림을 그리는 공정은 여러 단계로 나뉜다. 처음에 스케치를 통해 전체 구성을 구상한다. 최종판을 선택하고 부분별로 그려본다. 예를 들어 마리아의 오른팔, 마리아의 치마, 안나의 얼굴 등, 이런 식으로 하나 하나씩 그린 다음에 전체 화면을 구성한다. 두꺼운 종이에 그려진 그림을 나무판 위에 붙이고 미리 표시해둔 윤곽선을 따라 구멍을 내어서 나무판 화폭 위에 윤곽선을 옮기고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채색하기 시작한다.

 

파샤가 가장 좋아하는 다빈치의 작품으로 예수 외할머니가 돋보이는 그림이다.

꼬마 아가씨도 걸작을 구경하고 나온다.

 

카루젤 루브르 입구. 루브르를 들어가는 곳은 여러 군데인데 그 중 지하철을 통해 들어가는 입구. 이쪽에 이르기 전에 여인들은 안구돌출할 만한 상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피라미드는 하늘을 향해 솟는 것만 있는 줄 아는데 땅 속으로 꺼지는 피라미드라는 발상이 재미있다. 우리 모두 자기만의 고정관념에 조심할 일이다. 한국인의 정서는 중심축없이 무한궤도를 떠도는 정체불명의 자기 정체성인지라 변하지 않는 어떤 사실을 고수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의외로 많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밟아버리는 집단 폭력에 가까운 행동양식을 드러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남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것은 너무 자명한데도, 특히 자기보다 불리한 입장에 놓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잘 드러난다. 반면 자기 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앞에서는 굽신거리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하늘과 땅이 꼭지점으로 입맞추는 모습인가. 거기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박물관 갈 때는 랑셀 가방을 들고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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