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도의 좋은 날씨. 39:14.
알레도뇌르에 남아도는 주차 공간이 없었다.
얼마 읽다 덮어둔 장 보테로의 [최초에 신들이 있었다.]를 읽고 있다.
며칠 전부터 유튜브 강좌는 이탈리어만 아니라 프랑스어도 같이 듣기 시작했다.
비록 여자 단식에서는 내가 응원한 필리핀계의 레일라 페르당데스가 외계인 같은 엠마 라두카누한테 졌다. 이 결과는 전문가들조차도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도저히 믿기지 않은 현상이 벌어졌으니.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50위권의 선수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그랑 슬램을 거머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게다가 18세에. 몇몇 여자 선수가 깜짝쇼 하듯 그렇게 우승한 예가 없지는 않지만 라두카누의 경우는 너무나 예외 중의 예외이다. 깜짝 우승한 여자 선수 중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보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대부분 한번으로 끝난 경우가 많다. 두고 볼 일이다!
남자 단식은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줄 몰랐는데 여자단식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사람들이 예상한 우승후보가 졌다. 오랜만에 내가 바라던 결과가 나왔다. 노박 조코비치가 그랑 슬램에 실패한 것이다. 다닐 메드베데프가 그의 꿈을 좌절시켰다. 욕심을 부릴만한 상황이었지만 조코비치의 지나친 욕심에 탐탁지 않았던 터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로 남으려고 그렇게 욕심을 부리더니...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고 미국 오픈에서 우승한다는 야심을 키워왔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꿈이 꺽여져 골든 슬램은 사라진 상태에서 그랑 슬램을 꿈꾸었다. 체력과 정신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도 그랑 슬램의 꿈 앞에서 너무 긴장한 모양. 사실 그가 그랑 슬램 우승 20개 기록을 보유하고 앞으로 최고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경쟁자인 페데레르나 나달이 쇠퇴한 시점에서 거두어들인 우승이 대부분임을 분명 지적해야 한다. 세 거장을 능가할 만한 후배들이 없는 상태에서 경쟁자들이 쇠퇴하면서 최근에 우승컵을 연달아 들어올렸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객관적이다. 특히 나달의 부상으로 최근 그랑 슬램을 독식하다시피한 조코비치이다. 브라보! 메드베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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