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도 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갔다. 포기할까 하다가 용기를 내었다. 전기 장판을 깔고 앉았다가 결국 누워 낮잠을 자고나서 원기회복을 어느 정도 한 다음이라 그냥 집에 있으면 웬지 가라앉을 것 같아서였다.
그제 시작해 오늘 마저 읽은 파트릭 모디아노(Patrick Modiano)의 [폐허에서 피어난 꽃(Fleurs de ruine)]은 오랜만에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읽는 재미를 느꼈다. 문학은 역시 언어의 예술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간결한 시적인 문체에 현실과 꿈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모디아노의 솜씨에 흠뻑 빠져들어갔다. 파리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을 파리의 거리 거리와 카페들에 얽힌 인물들을 회상하는 멋진 소설이다. 마지막에 가까워 슬쩍 네르발의 작품에 나오는 지명들이 언급되어 더욱 놀라웠다. 오늘 다시 그의 [별 광장 la Place de l'étoile](1968)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오래 전에 사서 읽은 느낌이 드는데 기억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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