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에리슴
이쯤되면 이제 르네상스도 내리막이다. 공들인 세세한 묘사에 치중되고 장식성과 곡선미가 돋보이는 마니에리슴으로 빠져들어간다. 자연미보다는 인공미가 앞서고 예술혼이 줄어들면서 주문자를 만족시켜려는 상술도 엿보인다. 모든 조각이나 그림은 보는 사람한테 감동을 주기 전에 시선을 끄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작품한테로 시선을 끌려고 시대별로 예술가별로 제각기 노력을 한다. 그런 노력이 작품에 양식화되어 나타난다. 마니에리슴이란 작품성이 영 아니다는 뜻이 아니다. 인간 이성과 과학 발전에 바탕을 두고 신적인 세계관에 맞서 합리적인 인간 중심의 세계를 추구한 르네상스기가 끝나면서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나타난 양식이다. 정형화된 규칙에 따르기 보다는 신기한 것, 변신, 초자연적인 것, 놀라운 것, 반전 등에 대한 취향이 돋보인다. 마리에르슴의 특징은 경쾌함, 우아함, 모티브의 과다함, 역동적인 인물상(극적인 포즈로 드러난다)으로 나타난다. 온갖 기교들을 추구하면서 괴상한 도구나 기계를 만들어낸다.
[[궁정인]이라는 책을 남긴 카스티요네의 초상], [모나리자]의 자세를 베껴온 듯하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몸체는 틀고 얼굴은 정면을 향한다. 벽면을 배경으로 한 듯 그림자가 오른쪽으로 어렴풋이 드리운다. 전체적으로 가라앉는 톤으로 처리하면서 인물의 품위를 돋보이게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푸른 색의 형형한 두 눈. 카스티요네의 명민함을 엿보임과 동시에 관객을 초대하듯 정면을 응시한다. 루브르가 소장한 라파엘로 작품 가운데 단연 최고의 걸작.
[아름다운 정원사, 세례자 요한과 함께 있는 성모자상], 라파엘로의 피렌체 체류 말기에 해당하는 1507이나 1508년작. 피라미드적인 구성에 인물들은 역동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세례자 요한은 아기 예수를 보고 있고, 아기 예수는 마리아를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향해 시선을 던진다. 세 사람의 시선이 원형을 그리면서 화목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특히 전경의 정물 묘사에서 '아름다운 정원사'라는 별칭이 생겼다.
라파엘로(1483-1520), [푸른 관을 쓴 성모], 1512년 무렵. 유려한 곡선과 부드러운 색감이 돋보인다.
[라파엘로와 친구의 초상]
미인박명? 준수한 미모의 라파엘로는 서른일곱에 생을 마감한다. 재주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인물까지 좋았으니...
이탈리라 조각전시실의 [라파엘로의 흉상], 파올로 날디니(Paolo Naldini : 1614-1691)의 복제본, 조각가는 알레산드로 론도니 Alessandro Rondoni (1674-1710 사이에 로마에서 활동).
라파엘로(1483-1520)와 그의 제자 줄리아노 로마노(1490-1546), [나폴리의 부왕비 도나 이사벨]. 포동포동하면서도 섬세하게 기다란 두 손이 드러내는 우아함과 품위는 귀족적인 복장과 잘 어울어진다.
라파엘로와 그의 제자들, [사막의 세례자 요한]. 오른 집게손가락의 자세는 다빈치한테서 물려받았나?
[성녀 엘리자베스, 아기 성요한, 두 천사가 있는 성가족], 1518년 교황 레오10세가 주문해 프랑스왕 프랑수아1세한테 [악을 무찌르는 미카엘 대천사장]과 함게 보낸 작품. 조반니 우디네(Giovanni Udine)와 줄리아노 로마노가 협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녀 엘리자베스와 아기 성요한은 로마노가 꽃다발과 바닥은 우디네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인물들의 거대함, 훌륭한 공간 배치, 어두운 색조의 사용 등이 라파엘로 말기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라파엘로, [악을 무찌르는 미카엘 대천사장]. 천사도 악마도 다 날개가 있다...? 날개가 떨어지면 진정 인간이 될 수 있다?
라파엘로와 그의 제자 줄리아오 로마노, [성녀 마르게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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