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승리의 여신 니케(나이키)

파샤 (pacha) 2014. 9. 21. 04:51

[사모트라키의 승리], 기원전 190년께. 당시 시리아와 그리스가 맞붙은 해전에서 로도스섬 사람들이 중심이 된 그리스가 승리한다.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기념물. 

사모트라키섬은 이스탄불에서 그리스로 가는 에게해에 있는 섬. 알렉산더 대왕이 아내 될 여인(록사네)을 처음 만난 곳이 사모트라키섬이라나. 아무튼 사모트라키는 로도스보다 한참 북쪽에 자리한 섬이다. 니케상은 이 섬의 북쪽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중턱에 있던 신전의 구조물 가운데 하나였다.

 

세 부분으로 구성 : 인물은 여섯 덩어리, 배는 스물세 개, 배 받침대. 인물 높이 328cm, 배 200cm, 받침대 36cm, 무게 29톤. 

 

1863년 4월에 사모트라키섬에서 발견, 거의 1년 걸려 1864년 5월에 루브르에 들어온다. 처음 루브르에 들어왔을 때 니케상은 가슴까지만 받침대에 올리고 부목을 받혀 카리아티드 전시실에 설치된다. 그 뒤 왼쪽 날개를 만들고 어깨부분을 보강해서 현재의 인물상을 만들어낸다. 특히 배 부분은 비엔나 대학의 고고학자가 현재의 복원 모델을 루브르에 제출하면서 16년이 지난 다음 1879년에 발굴 현장에 다시 가서 가져 온다. 1883년에 이 멋진 장소(다뤼Daru 계단 위)에 설치된다. 멋진 중앙집중식 아치형의 19세기말의 건축물을 보라. 이 장소는 루브르에서 최고의 명당. 이 자리에 놓인 작품 또한 최고의 걸작품. 니케상은 계단을 올라가며 볼 수 있고 작품의 양쪽에서도 맞은편 난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장소에 니케상을 설치한 루브르 학예 연구원의 안목을 높이 살 만하다. 발굴에서 복원 그리고 자리 선정까지 니케상은 수준 높은 박물관학의 덕을 톡톡히 본다.

 

 

 

니케상은 드농관으로 들어와서 보르게제의 검투사가 있는 그리스 조각 전시실을 통해 접근하면 색다른 면모를 발견한다.

 

 

1950년에 오른쪽 손(바닥)이 발굴되어 유리상자 안에 따로 전시. 엄지와 약지 일부는 1875년에 발견되었다. 손가락을 오므려 나팔을 쥔 손이 아니라 펼쳐보이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나이키상의 손동작은 오른손에 나팔 왼손에 지휘봉을 쥐고 있다. 어쩌면 목과 팔이 없어 형태가 단순해서 니케상은 한결 멋져 보이는지도 모른다. 두상이 붙었다면 우리의 시선은 얼굴로 많이 향했을 터이고, 팔이 달렸다면 날개와 뒤엉겨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졌을 테니까.

 

해전에서 승리를 알리는 뱃사람들의 수호신 사모트라키섬의 신전에서 니케는 주로 오른쪽만 볼 수 있게 비스듬히 설치되어 있었다. 그 결과 왼쪽이 오른쪽보다 덜 정교하게 조각된다.

 

 

 

 

뱃머리에서 정면으로 바람을 받아 오른발은 앞으로 왼발은 뒤로 하여 가슴을 내밀고 옷자락을 펄럭이며 날개깃을 돋우고 날아가는 모습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역동적인 포즈다(실은 발이 떨어져 나가 발목이 뱃전에 붙었다). 가슴팍에서 배꼽을 거쳐 정강이를 휘감기는 옷자락 묘사는 잔물결치는 유려한 동선을 보인다. 특히 배꼽 아랫쪽에 옷자락이 엑스자로 휘감기는 모습을 보면 돌 조각이 아니라 진짜 천 조각이 아랫배에 휘감기는 느낌이다. 아랫쪽으로 더 내려가면 치맛폭이 오른쪽 정강이에 휘감기는 모습이 바람이 불어오는 효과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휘감기는 치맛폭 안으로 팽팽한 근육질 몸의 생동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왼쪽 날개가 진짜고 반대쪽은 루브르에 들어온 다음 석고로 복원한 것.

 

승리의 여신이 딛고 있는 돌도 원래는 없었는데 일부러 끼워놓았다. 2013-2014년의 보수공사 후에는 받침돌이 사라지고 배 받침대 아래에 돋움돌을 끼워넣는다. 발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여서 현재의 니케상은 정면 난간에서 보면 뾰족한 뱃부리가 위로 솟은 탓에 뱃전에 붙은 발목은 물론이고 왼쪽 무릎을 휘감고 펄럭이는 옷자락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결국 조각상의 측면에서 바라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 바퀴 돌아가며 볼 수 없게 벽 가까이 붙여 두었다. 사람들이 손 대는 걸 막으려고 했다고 한다. 아무튼 예전처럼 뒤로 가서 볼 수는 없다.

이 번에 복원할 때 루브르가 가진 것에다 그리스의 문화부의 선심으로 배 부분에 해당하는 돌 조각 19개를 새로 붙인다. 오른쪽에서 45각도에서 45각도로 치켜 올려보면 좋다. 저 육중한 돌덩어리가 부력을 받아 금세 날아갈 듯하다!

 

 

 

 

 

1863년 사모트라키섬에서 처음 발견된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주형. 가슴께에서 잘려나가고 날개는 한쪽이 발견된다. 그러고 보면 처음 만들 때 몸통과 날개를 따로 만들어 조합했다고 볼 수 있다.

 

 

니케의 오른손은 펼친 모습이다.

 

 

삼분의일로 축소해서 석고로 주물뜬 것. 1883년에서 1892년 사이의 상태. 

 

 

터키의 미리나의 지하묘에서 발굴된 집기 가운데 하나인 멋진 엉덩이 니케상, 기원전 175-125. 이것을 보면 사모트라키의 승리에서 오른손은 나팔을 쥔 게 아니라 펼친 모습이었다는 게 쉽게 짐작이 간다. 그리스의 동전에 나오는 전통적인 니케상에서는 오른손에 나팔, 왼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다. 나폴레옹의 승리의 개선문에서 왼쪽 벽면 나폴레옹 위를 나는 여신이 바로 니케다.

다른 나이키는 오른발을 앞으로 내민 반면, 왼발이 앞으로 나와 있다.

 

 

카리아티드 전시실, [키타라를 든 아폴론과 승리의 여신], 기원전 1세기. 승리의 여신이 오른손에 쥔 주둥이 모양의 단지로 헌주한다. 두 인물 발 아래 놓인 것은 세상의 중심 델포스 신전이 있는 곳을 나타내는 옴팔로스.

 

고대로마 황제기에 제작된 청동제 승리의 여신상.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고 오른손에 월계관을 왼손에 월계수 가지를 쥐고 있다. 

 

루벤스가 그린 승리의 여신. [독일의 줄리에(Juliers)의 함락], 1610년 9월 1일.

마리 드 메디치는 여전사 아테네의 복장으로 지휘봉을 쥐고 흰말을 타고 있다. 그 위 하늘에서 상체를 드러내고 오른손에 월계관, 왼손에 월계수 가지를 들고 있는 나이키를 보라. 소문의 여신이 나팔을 불어 알리고, 관용의 여신이 용맹과 관대함의 상징인 사자를 거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