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3년 8월 10일에 문을 연 루브르에는 전체 소장품 445 000점 가운데 35 000점 가량 전시되어 있다. 그래픽 작품이 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해서 140 000점을 헤아린다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다빈치의 [이사벨라 데스테의 프로필 데생]). 전시공간의 총 길이는 전시실과 복도를 포함 14.5km에 이른다. 총 면적 210 000제곱미터 중에 전시공간은 68 000제곱미터이다. 2011년 루브르를 찾은 관람객은 약 850만명, 2012년 970만(이슬람관이 새로 문연 해), 2013년 920만, 2014년 930만. 물론 이 수치는 전 세계 박물관 가운데 당연 1위. 루브르는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성수기면 시장바닥을 방불케한다.
루브르에 온 관람객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
- 모나리자 어딨어요?
- 이탈리아 회화관. 국가 회의실(Salle des Etats).
머리 위 뒷쪽은 하늘이고, 왼쪽 귀 오른쪽으로 보이는 수평선은 호수, 호수 위로 삐죽삐죽 솟아 보이는 것은 숲이다. 왼 어깨 위로 엷은 숄이 걸쳐져 있다.
이 흑백 표지판을 통해 보면 원작에서 알아보기 힘든 몇 가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게 과연 뭘까?
첫째, 이마나 머리 부위에 나타나는 엷은 베일의 흔적이다.
둘째, 양 어깨 뒤쪽의 풍경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오른쪽은 강인데 강 위에 놓인 아치가 세 개인 다리도 알아볼 수 있다. 어깨 왼쪽 풍경은 에스자 형태로 굽이 돌아가는 길이다.
셋째, 그러면 오른손을 왼손에 포개고 있는데 팔꿈치 아래쪽은 과연 뭘까? 일단 이렇게 생각해 보시라. 2층의 방에서 의자에 앉아 창을 등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러면? 동그란 팔걸이와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팔을 얹고 있다.
이런 세 가지는 원작보다는 가짜를 통해 보면 훨씬 알아보기 쉽다. 이것 또한 원작과 원작 아닌 것의 차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 만큼 다 빈치가 미묘하게 처리를 했다.
밝기 조절을 보면 가슴 위쪽을 가장 밝게 해두었다. 초상이라면 얼굴에 더 밝기 조절을 했을 법한데...
모나리자의 눈썹은 어떻게 된 건가? 모나리자를 보고 가장 놀란 점이 뭐냐고 하면 어떤 이는 "눈썹이 없어요."하고 답한다. 눈썹을 그리지 않은 건가? 아니면 눈썹이 없는 여인인가? 이것은 당시 여자들의 화장술을 생각해야 한다. 눈썹을 미는 게 유행이었다.
비수기에 접어들었는지 요즘 모나리자 앞에도 관람객이 부쩍 줄어들었다. 인파를 헤집지 않고도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2012년11월 9일).
저 모나리자의 등 뒤를 출발하여 목덜미께에서 사라지는 풍경은 그 뒤의 먼 풍경과 단절되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구실을 한다.
언제나 매진, 연일 대박을 터뜨리는 리자 아줌마와 그녀의 팬들. 리자 아줌마는 쉴 짬이 없으니 잠시라도 그녀를 놓아 주시오. 유리벽 안에서 인터뷰를 완강히 거부하는데도 이 보다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려드는 데가 또 있을까. 인터뷰 요청에 지친 나머지 입이 아파 말대신 미소만 지을 수밖에.
[모나리자]가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과연 뭘까? 분명 그 중 하나는 1911년에 일어난 도난사고일테다. 이탈리아 출신 아마추어 화가는 경계가 소홀한 틈을 타서 모나리자를 벗겨 외투자락에 숨겨 나간다. 사라졌다 되돌아오면서 유명세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다.
모나리자의 여행.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시절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에 전시. 1974년 일본의 도쿄로 출장, 돌아오면서 러시아의 모스크바에 잠시 들른다. 그 이후로는 루브르에만 짱박고 살고 있다.
모나리자를 본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점은 그 크기다 (53*77 : 1503-1506, 이탤리 포풀러판). 사진만 찍지 말고 그림도 좀 보고 가소. 다빈치 회화 작품은 모나리자를 비롯 모두 다섯 점이 루브르에 있다 (네 점은 그랑 갈레리 이탈리아 회화관에).
모나리자 전시실의 모나리자를 빼면 다 쟁쟁한 베네치아파 화가들의 작품이다. 티치아노, 틴토레토, 바사노, 베로네제, 로토...
17.06.2015. 그래도 더운 여름에 시원한 곳이 모나리자 전시실이다.
12.08,13 (월). 루브르가 화요일이 문을 닫는 날이라 성수기에 월요일과 수요일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오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모나리자 보다 더욱 눈에 잘 띄는 건 소매치기 조심 벽보판이다. 모나리자 너무 좋아하다 지갑 날린 사람들 많다. 하긴 모나리자를 너무 숭배한 나머지 그런 적선행위가 나오는지도 모를 일. 모나리자 양쪽을 잘 보라. 아래위로 빨간 옷 걸친 이가 아래위로 검은 옷 입은 사람의 가방을 뒤지니 조심 또 조심!
사진 찍을 때 두 손으로 찍으면 바보라고 부른다. 왜?
소매치기들의 좋은 먹이감. 두 손 번쩍 들면 무방비 상태. 한 손으로 찍는 기술을 익히도록.
모나리자 아줌마 푹푹 쪄 죽겠다.
17.06.2015, 올해 들어 관람객이 좀 줄어들긴 했어도 취재 경쟁은 언제나 치열하다.
27.07.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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