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북쪽의 발루아 지방

루아지에서 오티스 사이에 있는 생로랑(Saint Laurent) 숲

파샤 (pacha) 2012. 3. 22. 02:59

실비와 화자인 내가 루아지의 실비의 집에서 실비의 왕고모가 살고 있는 오티스로 가는 길에 생로랑 숲을 지난다. 실비는 딸기를 따고 나는 루소의 [누벨 엘로이즈] 이야기를 해준다.


"우리는 데이지꽃과 미나리아재비 꽃이 여기저기 보이는 풀밭을 가로 질러 테브 냇가를 따라갔다. 그 다음엔 생로랑 숲을 죽 질러갔다. 때로는 도랑을 건너고 잡목림을 가로지르면서 지름길로 갔다. 나무 속에서 티티새들이 휘파람을 불어대고 박새들은 우리 발걸음이 스쳐가는 덤불 밖으로 즐거이 빠져 달아났다.


가끔 발 아래 루소가 소중히 여겼던 빙카꽃을 마주치기도 하였다. 잎이 둘씩 짝지게 돋은 길쭉한 곁줄기들 사이로 빙카꽃이 푸른 꽃부리를 열어보였다. 대단치 않은 칡 줄거리에 걸려 실비의 잰 걸음이 멈춰지곤 하였다. 쥬네브 출신의 철학자에 얽힌 추억에는 아랑곳 않고 실비는 여기저기로 향긋한 딸기를 찾아다녔다. 나는 실비에게 몇 대목을 암송해가며 [누벨 엘로이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실비가 물었다. “재미있어 ?숭고하지. — 오귀스트 라퐁텐[1]보다 더 ? — 더 감동적이야. 실비는 이렇게 대꾸하였다. — 그렇다면, 꼭 읽어 보아야지. 오빠한테 바로 이 다음에 상리스에 가면 갖다 달래야겠어.“ 실비가 딸기를 따는 동안 나는 [누벨 엘로이즈]의 몇 구절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네르발, [실비]) 

[1] Auguste Lafontaine (1758-1831) :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독일의 대중소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