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쪽이나 플랑드르에서 파리로 내려오는 길목 역할을 한다. 1차 세계대전 때 휴전조약이 있었던 곳이 콩피에뉴 숲. 루이16세 비가 된 오스트리아 황녀 마리앙트와네트가 라인강을 건너 프랑스로 들어와서 베르사유로 가기 전에 통과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콩피에뉴 숲은 광활하다. 차로도 한참을 달려야 숲을 빠져나간다. 이 숲에 첫 번째 갔을 때 운전연습한다고 운전대를 잡은 기억이 난다. 그 차는 셋이서 돈을 합쳐 산 중고였는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그 차의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면허는 있었지만 운전 능력이 없어 그렇게 되었다. 하긴 그 차로 루아르도 가고 루앙이며 에트르타, 페캉까지 가지 않았나. 루앙의 플로베르 생가는 인상적이었다. 플로베르 아버지의 병원을 고스란히 재현해두었다. 에트르타의 언덕 위의 성당까지 걸어올라가 거센 바다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특히 밤에 카지노에 들어가 몇 푼을 건져 식당에서 한끼를 먹기도 했다. 밤에 자갈 해변에서 들리는 바닷물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루아르 지방으로 여행갔을 때 유스호텔에서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공동 침대에서 잠을 이루기는 정말 고역이었다.
그 때는 루소와 네르발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다. 몽모랑시, 샹티이, 상리스, 샬리, 에르므농빌, 모르트퐁텐... 구름 한점 없던 칠월의 어느 날, 기온은 삼 십도를 웃돌던 날, 퐁타르메였던가. 길가의 즉석행상한테 쏘시지와 감자튀김을 사먹은 기억도 새롭다. 상리스를 떠나 콩피에뉴를 가던 벌판에서 보았던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밭, 상리스의 관광안내소에서 네르발의 유적지를 물어보았지만 곱상한 직원 아줌마는 전혀 몰랐다. 몽모랑시의 루소 박물관의 여직원은 맨발로 박물관을 안내해주었다. 그때 박물관 뜰에 심어진 카시스 열매를 처음 보았다. 그때도 아래의 콩피에뉴 시청사 앞을 거쳐 숲으로 갔다.
중세 고딕양식으로 지은 콩피에뉴 시청. 이런 오래된 시청을 가진 도시는 으레 제법 권력과 부를 누린 유서 깊은 도시라고 보면 된다.
콩피에뉴 숲의 야생화. 무더기 지어 피는 야생화는 참 꾸밈이 없어 좋다. 소박해도 소담스럽다. 사람의 손길을 거치지 않아도 그저 때가 되면 꽃을 피우는 자연스러움이 한결 돗보인다.
루이15세 때 지은 성에 딸린 공원, 붉은 단풍나무는 나폴레옹3세 시절에 심었다고 표지판에 적혀있다. 그럼 나이가 얼마? 백오 십. 둘레 3.6미터를 자랑하는 단풍나무는 1867년에 심어졌다.
'파리 북쪽의 발루아 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아지에서 오티스 사이에 있는 생로랑(Saint Laurent) 숲 (0) | 2012.03.22 |
---|---|
모르트퐁텐(Mortefontaine)성 (0) | 2012.03.22 |
루소의 오두막 (0) | 2012.02.05 |
에름농빌성과 루소공원 (0) | 2012.02.05 |
몽타니(Montagny) 마을의 들판에 자리잡은 성당 (0) | 2012.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