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북쪽의 발루아 지방

에름농빌성과 루소공원

파샤 (pacha) 2012. 2. 5. 03:17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다녀온 곳이 에름농빌(Ermenonville). 에름농빌은 상리스의 대주교 이름에서 유래했다. 

어느 철에 가도 풍성한 자연에 반하고 만다. 우거진 숲과 곳곳의 작은 시골 마을들이 산업화의 물결에도 끄떡없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해서이다. 다시 한번 개발과 파괴는 평행선을 긋지 못함을 확인한다.

 

[시월의 밤 - 네르발의 자취를 찾아서] (2008) 행사 때 찍은 사진.
에름농빌성, 프랑스 대혁명 전에 일뤼미니스트들(Illuministes : 신비적 계시론자)의 모임이 잦았다. 프랑스 대혁명 때 공포정치의 주역 로베스피에르가 참가하였다.
옛 빨래터, 여기서 빨래하던 두 동네 처녀는 네르발과 실뱅한테 베르(Ver)로 가는 길을 잘못 알려준다.

루소 공원의 연못. 맨끝에 루소의 무덤이 있다. 마리 앙트와네트, 그의 오빠 요셉2세, 스웨덴 왕 구스타브2세도 에름농빌을 다녀갔다. 이토록 루소의 영향은 정말 컸다.
루소공원 안 포풀러 섬 가운데 자리잡은 루소의 무덤, 유해는 프랑스 대혁명 때 파리의 팡테옹으로 옮겨졌다. 루소는 [에밀]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공원도 그의 사상을 받들어 만든 인공적인 자연이다. 18세기 끝무렵에는 일부러 폐허처럼 보이게 건물을 짓는 게 유행하였다. 폐허의 미학에서 낭만주의가 생겨난다. 화면 왼쪽에 풍성하게 흰꽃을 피운 나무가 마로니에. 붉은꼿을 피우는 마로니에도 있다.

 

단연코 유럽여행은 마로니에 꽃피는 4월 중순에서 5월 초에 오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