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갈피는 잡히지 않고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할 때 뭔지 모르게 울적할 때 비틀즈의 실황공연을 듣는다.
그들의 연주와 관중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열광의 도가니는 언제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다.
그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 없는 용솟음치는 젊음의 에너지에 삶의 원기를 되찾는다.
단순한 가사와 신선한 멜로디! 빠른 템포에 탄력넘치는 리듬!
함부르크 스타클럽에서 밤새워 다진 연주 실력에 감미로운 하모니 보컬!
견딜 수 없는 무시무시한 십대 소녀팬들의 광적인 함성!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며 두 발을 굴린다.
무엇보다 간절한 것은 그 시절로 되돌릴 수 없음이다.
비틀즈는 이미 오십 년 전에 해체되어 다시 결성될 수도 없고 게다가 멤버 가운데 둘은 이미 저 나라로 가버렸다. 광란의 찬사를 보내던 소녀팬들도 머리는 하애지고 허리가 둥둥해져 동작이 굼뜬 올드팬이 되었다. 질릴만도 한데 십대부터 줄곧 비틀즈를 듣고 있는 나 자신도 돌이킬 수 없는 구세대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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