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화살에 맞아도 끄떡없는 세바스찬

파샤 (pacha) 2019. 1. 7. 07:43

만테냐(Andrea Mantegna : 1431-1506), [성 세바스찬], 1480무렵

 

고대 로마풍을 좋아한 만테냐는 파편화된 조각품이며, 폐허처럼 남은 기둥, 그리고 뒤로 보이는 로마풍의 도시를 정확하게 표현한다. 밑에서 위로 약간 올려다보는 시점을 취하면서 실제보다 거대해보인다. 오른쪽 모서리 아랫쪽 두 명의 사수와 비교해보면 세바스찬은 지나치게 크다. 기둥머리 장식을 하늘에 맞닿게 처리하면서 역시 실제보다 크게 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정면성이 돋보이는 고대 조각을 보는 듯하다. 왼쪽 돌틈 사이로 자란 무화과 나무는 영원성을 상징한다.

화살 열 개 가까이 맞았는데도 얼굴 표정은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다. 화살은 페스트의 난폭한 공격을 상징한다.

 

 

 

일페루지노(Il Perugino : 1450께-1523), [성 세바스찬], 1490-1500

사냥꾼과 페스트병의 수호 성인

로마 말기 몰래 숨어 예수를 믿던 초기 기독교 교도들을 도와주던 직급 높은 군인 세바스찬은 로마 황제한테 들킨다. 황제는 세바스찬을 화살로 쏘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차마 하급직 군인들은 자신들을 도와준 은인 세바스찬의 심장을 겨누지 못한다. 화살형에도 세바스찬은 살아남는다. 저 놈이 화살에 맞아도 살아남다니! 안 되겠다. 저 놈을 몽둥이로 패 죽여라!

화살 두 개쯤이야...

 

 

베르나르디노 제날레(Bernardion Zenale : 1455/1450-1526), [성 히에로니무스, 세례자 요한, 고타르, 세바스찬이 있는 피에타], 1494 무렵.

기둥에 묶여 화살 네 개를 맞아도 아무렇지 않다. 열 개쯤 맞으면 어떻게 될까?

 

 

이번엔 다시 두 개를 맞지만 끄떡도 않는 태연한 표정을 짓는다.

세바스티아노 피옴보(Sebastiano Piombo : 1485께-1547), [성녀 카테리나, 성 세바스찬 그리고 기증자가 있는 성 가족], 1507-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