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8일 토요일에 시작된 "노란조끼" 민중운동을 유명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를 패러디해 제작한 스트리트아트
Pboy라는 스트리트아티스트가 파리 19의 Aubervilliers길 벽에 제작한 벽화다.
노란조끼 전사들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과중한 세금에 시달린 나머지 너무 가난해져 빼빼 말랐다. 국민들을 먹여살릴 튼실한 젖가슴이 야위어지자 그걸 감추려고 브래지어를 착용하기로 했다.
파리의 부랑아 가브로슈는 총대신 짱돌을 들었다. 노틀담 대성당은 최루탄 연기에 가려져 거의 지워져 희미하게 보인다. 농민은 얼굴에 진압경찰이 쏜 플래쉬볼(Flash-ball)에 맞아 눈이 찢어지고 핏물이 흐른다. 그래도 방독면을 쓴 노란조끼 전사 몇몇만 자유의 여신을 따라 전진한다. 나머지 투사들은 다 플래쉬볼을 피해 달아나버렸을까?
불꽃놀이의 하이라이트처럼 무수하게 터지는 최루탄 후광은 반고흐가 즐겨쓰는 회오리 터치를 떠올리게 한다.
노란조끼를 걸친 민중들은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권력 엘리트층한테 무시당하기도 하여 잘 드러나지 않던 사람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형광 노란조끼를 입으면서 역사의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역사학자나 사회학자들은 한결같이 민중봉기는 과중한 세금이 도화선이 된다고 한다. 노란조끼 민중운동은 유류세 인상으로 구매력이 떨어진 하층 서민층이 들고일어난 경우다. 이들은 성실하게 직업활동을 하지만 월말이 되기도 전 은행구좌가 빵구가 나는 삶을 더 이상 참지 못한다. 최저임금이나 최저임금보다 몇 백 유로 더 버는 기층민들로 실업자들은 아니다. 거의 백인에 토종 프랑스인이 대부분이다. 대도시 변두리에 사는 이민자 출신의 노동자나 실업자들이었다면 외국출신의 불평 분자들이라고 낙인찍었겠지만 그 경우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덮어 씌울 수 있는 허울은 민주공화국 법질서를 교란시키고 혁명을 획책하는 폭력분자로 몰아붙일 도리밖에 없다. 정부가 장악한 메디아를 총동원하여 자신들한테 유리하게 여론을 돌리려고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노란조끼 부대만 안고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직면한 문제다. 세계화의 여파로 날이 갈수록 불평등이 커지기만 한다. 부익부빈익빈! 세계적으로 보아 상위 몇몇만 모든 부를 거머쥐고 나머지는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다. 공화국을 지키는 자유의 여신마저 저렇게 말라비틀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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