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북쪽의 발루아 지방

모르트퐁텐의 네르발 버스정류장

파샤 (pacha) 2012. 3. 23. 06:47

네르발이 어린 시절을 보낸 모르트퐁텐(Mortefontaine)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네르발의 메달. 이 메달은 [광란한 롤랑]을 제작한 낭만주의 조각가 뒤세네르(Duseigneur)의 작품으로 파리시립 역사박물관에 가면 원작을 볼 수 있다. 아무튼 친구도 유명한 친구를 두고 볼 일이다. 

코로라는 화가가 모르트퐁텐에서 머문 적이 있어 그의 이름을 딴 거리도 있다. 그의 대표작인 [모르트퐁텐의 추억]은 루브르의 3층 프랑스 회화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정류장 건너편이 모르트퐁텐성이다. 성을 끼고 '네르발 길'을 죽 달리면 몽타비(Montaby) 마을이 나오고 거기서 다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루아지(Loisy) 마을이 나온다. 루아지 부근에 Saint-Sulpice 수도원이 있다. 오던 길을 직진하면 레파베 다벤느(Les Pavés d'Avesne)로 18세기에 말 먹이인 귀리를 실어나르는 목적에서 길을 뚫었다고 한다.


Jehan Duseigneur (1808-1866), [광란한 롤랑], 축소모형은 1831년 살롱에 출품됨. 안젤리크를 향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자 미쳐버린 롤랑 기사도는 자신의 모든 옷가지를 찢어발긴다. 그러자 동료 기사도들이 롤랑을 묶어야만 했다.




드뤼드의 바위들.


그러니까 이 길은 돌을 깐 포도였다. 길 가장자리를 자세히 보면 포석을 깐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드뤼드의 바위뿐 아니라 작은 연못들이 여기 저기 보이고 히드가 많이 자란다.

"루아지 마을의 아주 오래된 사냥지기 집이었다. 둘을 집까지 데려다 준 다음 내가 묵고 있던 몽타니[1]의 아저씨 댁으로 발길을 옮겼다. 마을 길을 벗어나 루아지와 Saint-S...를 가르는 작은 숲을 가로 질러 이내 에르므농빌 숲을 죽 따라가는 으슥한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는 그 길을 한 마장쯤 따라가다 보면 어떤 수도원의 담벼락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였다. 이따금씩 달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서 거무스름한 사암 더미와 발 아래 지천으로 자란 히드 덤불을 언뜻언뜻 비추었다. 오른편 왼편 할 것 없이 숲 언저리는 길이 나 있지 않았다. 앞쪽으로 계속해서 사암이 무더기로 나타났다. 바로 이 드뤼드의 바위들이 로마인들한테 몰살당한 아르멘 후예들을 기억하는 증인들 아닌가 ! 이 숭고한 돌 무더기 위로 올라가자 저 멀리 안개 낀 평원 여기저기에 연못들이 거울처럼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만 축제장이었던 연못이 어느 것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다." (네르발, [실비])



[1] 몽타니는 네르발의 아버지(에티엔 라브뤼니)가 전쟁 포로에서 풀려나 러시아에서 돌아오기 전에 살았던 외할머니의 남동생(앙투완 부쉐)의 집이 있던 모르트퐁텐의 전사로 보인다. 몽타니는 에름농빌 동쪽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로 높이 솟은 종탑이 유명한 고딕 성당이 있다. 반면 모르트퐁텐은 에름농빌 서쪽에 있다. 루아지 쪽에서 모르트퐁텐으로 가는 길에 몽타비(Montaby)라는 마을이 나온다. 네르발의 작품은 분명 자전적이면서도 또한 허구적인 요소가 상반되게 나타난다. 자신의 개인 이야기를 함과 동시에 시간이나 장소 등을 변형, 왜곡시킨다. 자신의 속내 이야기를 하다가도 슬그머니 시간적 공간적 지표를 의도적으로 흐려버린다.